AI는 미래지만, 기본은 현재입니다
채널톡 전화 통계·모니터링 완성하기
River ⛵️ • Product Designer @Meet Team
- Design / PM
AI 시대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요즘 Meet팀에서는 음성 AI 에이전트인 '보이스 ALF'로 미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보이스 ALF는 자체 개발 TTS 모델 '하나'와의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으로 지난해 크게 주목받았고, 지난 6월 일본 채널콘에서 아웃바운드 전화 인터뷰 실시간 데모로 글로벌 데뷔까지 마쳤습니다. 베타 서비스 기간동안 체감 지연을 줄인 빠른 응답, 금액·주문번호 같은 숫자를 자연스럽게 읽는 능력,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또렷이 알아듣는 소음 제거까지, 통화에서 어색함이 새어 나오기 쉬운 지점을 촘촘히 메워 왔죠. 단순 응대는 물론 고객 정보를 넘겨받아 실제 운영 업무까지 처리하는 에이전트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답니다!
"저희도 보이스 ALF 쓰고 싶은데..."
그래서 많은 고객사에서 보이스 ALF에 관심을 보이고 계시는데요. 실제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종종 거론되는 허들이 하나 있었어요. 당장 AI를 붙인다고 지금의 전화 상담팀이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존과 동일하게 상담팀과 상담원들의 성과 지표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토대가 우리 제품에 아직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전통적인 콜센터 운영의 핵심 경험을 보장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높여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관리의 기본 - 통계와 모니터링
그 조건에 해당하는 작업 중 가장 필수적이면서도 제가 적극적으로 드라이브하기 좋은 프로젝트가 '전화 통계 & 현황 모니터링 기능 강화'였어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상담팀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기도 하고, 개선 요청 VoC가 많이 누적된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리딩하면서 기존 제공 지표들의 타당성을 재평가하고, 추가할 지표들을 선정하고, 모든 지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어디에서 어떤 지표들을 제공할지 결정하는 등의 기획 전반과 현황 모니터링 대시보드 개선안의 UX/UI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전화 현황 모니터링 대시보드
커스텀 리포트 - 전화
지표 기획은 데스크 리서치뿐만 아니라 실제 고객사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전화 상담을 전담하는 팀이 따로 있거나, 외주사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사들이 주요 타겟이었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고객사들은 감사하게도 이후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도 흔쾌히 참여해주셨습니다. 고객사 인터뷰에는 이 프로젝트의 담당 개발자들과 함께 참석했는데, 덕분에 디자이너 혼자였다면 놓쳤을 기술적인 요구사항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고 팀 전체의 사용자 이해도가 같은 눈높이로 맞춰졌어요.
모래사장에서 옥석 가려내기
지표를 정의하고 선별하는 작업은 꽤 까다로웠어요. '어느 정도 표준인' 지표들은 존재하지만, 집계 및 계산 방식을 뜯어보면 제각각인 경우도 많을 뿐더러 그저 '특정 서비스/기업에서 그렇게 하고 있어서' 해당 기준을 답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리서치나 인터뷰에서 얻은 정보를 참고하되, 사용자가 어떤 맥락에서 무슨 목적으로 해당 지표를 보는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특정 지표에 대해 상충되는 요청이 있거나, 우리 제품 로직상 제공이 어렵거나, 더 좋은 기준이 있다면 고객사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사에서 '3초 내에 끊어진 전화는 통계에서 제외하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신다면, '케어할 가치가 떨어지는 전화를 무효콜로 처리하려는 니즈'로 읽어서 '대신 IVR 버튼을 누르지 않고 끊어진 전화를 제외하는 방식은 어떨까요?'라고 말씀드려볼 수 있겠죠. '고객 대기 시간'은 어느 시점부터 시작하는지, '통화 시간'에 '통화 보류 시간'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IVR 진행 시간'이 정말 필요한지, 이런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기획한 지표들을 정의한대로 수집 및 가공할 수 있는지, 엣지 케이스는 어떻게 처리할지 등은 개발자들과 머리를 맞대어 교차 검토했고요.
이 지표들은 크게 3가지 경로를 통해 사용자에게 제공됩니다. 첫 번째는 현황 모니터링, 두 번째는 커스텀 리포트, 세 번째는 엑셀 파일인데요. 지표 정의와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해당 경로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를 기준으로 각각의 제공 지표 목록을 선정했습니다.
빠른 이슈 감지를 위한 '현황 모니터링'
모니터링 대시보드는 관리자와 상담원들이 현재 상담 운영 상황이 안정적인지, 모두가 응대 정책을 준수하고 있는지, 누가 상담을 많이 쳐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화면이에요. 그래서 이변 감지와 빠른 상황 파악에 필요한 실시간·준실시간 지표만 제공하기로 했어요. '응답률', '서비스레벨'같은 핵심 KPI와 전화 인입/발신 수, 가용 상담원 수, 팀/상담원별 평균 통화 및 후처리 시간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정확한 사후 분석을 위한 '커스텀 리포트'
커스텀 리포트는 일간, 주간, 월간 성과 분석과 같이 일정 단위 기간에 따라 동일 주 목적으로 하는 기능이에요. 관리자 또는 분석 담당자는 이 리포트를 보고 '이번달 팀 목표를 달성했는지, 그렇지 않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누가 일을 얼마나 잘 했거나 못했나'를 평가합니다. 그래서 성과 분석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처리 시간', '고객 대기 시간', '총 통화 시간' 등의 계산된 지표를 중심으로 구성했어요.
교차 검증과 2차 가공을 위한 '엑셀 파일'
엑셀 파일에는 채널톡의 다른 화면에서 제공되는 지표들의 계산 근거가 되면서, 고객사의 자체 구축 대시보드에도 사용할 수 있는 순수한 원시값을 제공합니다. 'IVR 시작/종료 시간', '대기열 진입/종료 시간' 등 전화의 상태가 변경될 때마다 기록되는 타임스탬프와 '통화 보류 횟수', '총 보류 시간' 등 전화 1건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흐름을 보여주는 데이터와 메타 정보들로 구성했어요.
그래서, 효과가 있었나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힘을 실어준 것은 관련 기능 불만족으로 인해 이탈했던 한 고객사에서 재차 보내주신 개선 요청이었어요. 전화 통계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Meet팀은 해당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했고, 이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빠른 기획 검증에 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채널톡 전화 & 보이스 ALF 도입을 검토하는 경영진 미팅에서도 좋은 어필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당초 요청받았던 실시간·준실시간 지표 보완은 이 프로젝트에서 잘 이루어졌고, 해당 고객사는 무사히 보이스 ALF 도입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사례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가장 미래적인 선택으로 가는 길을 연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라고 생각해요. 제품을 만드는 일, 특히 이 프로젝트처럼 고객사의 비용 정산 등에 직결되어 책임이 무거운 작업은 치열한 고민과 꼼꼼한 점검이 필요해서 고단하고 지루한 여정일 때가 많습니다. 물론 '이 고생을 누가 알아줄까?'라는 소심한 생각이 들 때도 있구요! 하지만 이게 정말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결국 어떻게든 해낼 수 있고, 내 작업이 눈에 띄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예상했던 성과를 받쳐줄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거대하고, 지지 않을 시장
젊은 세대일수록 콜포비아 비율이 높아 전화 문의를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고객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고객들의 특성상 전화 상담량이 점점 줄어서 채팅 상담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말씀을 주신 적도 있어요. MZ세대의 29.9%가 콜포비아를 겪는다는 국내 조사 결과도 있었죠. 저 역시 콜포비아를 겪는 한 사람으로서, 언제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는 낯선 사람과의 실시간 대화에 대한 부담감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는 여전히 고객 입장에서 채팅보다 훨씬 빠르고 간단한 해결 수단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객사에서 여전히 전화 상담을 가장 중요한 문의 채널로 운영하고 있어요. 만약 AI 에이전트가 전화를 받는다면, 인간 상담원과 달리 여러 통화를 동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콜센터의 부하를 줄이고 1건당 처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요. 전화의 즉시성과 AI의 상시성을 활용해 365일 24/7 고객과 연결될 수 있는 무중단 상담 센터를 구축하는 것, 더 나아가서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닿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고객사에 제공하는 것이 바로 Meet팀의 역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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